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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등이 메모장이 되었네요2018.10.25

투 율 2023. 10. 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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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붉은 손톱 자국이 몇 줄 더 있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상처가 사라졌네요.  율하맘 속상 해서 찰칵)

율하 같은 반 친구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언니 통화가능 해요"
그 엄마 목소리를 듣고 덜컥했어요.
꼭 불만이 있어서 전화 한 듯한 목소리였거든요.
아니면 원래 그런 말투였었나?
감을 잡을 수가 없는 목소리~

"응~ 운전중이기는 한데 가능해"
레슨 때문에 유앤아이로  가고 있는 길이었거든요.
"율하가 무슨말 안했어요?"
"무슨이야기?"
"환이도 아무 이야기 안해서 선생님께 전화 받고  알았어요. 오늘 학교에서 율하랑 훈이랑 환이가 마피아 게임을 했는데  환이가 룰을 몰랐나 봐요.  그런데 율하 지훈이가 죽었으니까 나가라고 하며 환이 손을  끌어데요.  그래서   환이가 율하 손을 손톱으로 긁었다고 하더라구요.  율하 많이 다쳤어요"
계속 들어도 종잡을 수 없는 말투~
사과 전화를 한 것인지 아니면  율하 때문에?......

이런 일이 있으면  빨리 와서 말해 주면 얼마나 좋겠어요.
입 무거운 김율하씨가 말을 해 주지 않으니...

우리 율하 입에는 입을 열면  터지는 시한 폭탄 장치가 되어 있나봐요.
그래서  터질까 봐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헛 답답이 헛 답답이
말 해 주면 방어를 하든 쏘아 주든 할텐데....

아빠~ 너무 슬퍼요.
아들이 동급생들에게 맞고 오거나 긁혀 오면 속이 너무 상해요.
왜 우리 율하에게만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 것일까요?
참아 주면 계속 괴롭힌다고 하던데~
율하가 참아주니 너무 쉽게 보고 화풀이를 율하에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둘이 잡았는데 율하 손만 긁은 것도 그래요.
친구도 많고 아이들과 관계도 좋은 아인데....
ㅠㅠ귀한 하나님의 아들 율하가 수난을 당하며 이 땅 가운데 살고 있네요.
 너무 참으라고만 했나봐요. 율하에게 미안해지네요
"율하야 미안해~엄마가 지혜로운 방법을 생각하지  못해서~ㅠㅠ"

마음은 울분이 가득한데 그 울분을 참아 누르며  착한이 병에 걸린 율하 엄마는 착한이 코스프레를 또 하지요. ~ㅠㅠㅠㅠㅠㅠ
"아이들 놀다보면 다칠 수도 있지.  괜찮아.  율하에게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볼께. 나 운전중이라 끊을께"
그리고 뒤에 앉은 율하에게 물었지요.
"율하야 어떻게 된 일이야"
"엄마 별로 다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환이가 미안하다고 사과 했어요.  그러면 다 끝 난 일이 잖아요.  저 가요"라고 말하더니 문을 열고 나가더라구요.
엄마는 상황 종료를 묻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말 해 달라고  했는데 이젠 말귀도 못 알아 듣는지 종료 되었다고 말하고 유앤아이로 쏙 들어가 버리네요.

성전문지기 아내 궁금해서 속 병 나겠어요.
얼른 주차를 하고 율하를 따라 들어갔더니 이미 스케이트 끊을 묶고 아이스링크 안으로 들어가버렸더라구요.
그리고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내면이 강한 아이 김율하~.
"미워"라고 입모양을 했더니 그것을 읽었는지 더 환하게 웃으며 지나가네요.

율하는 항상 그랬어요.
율하는 힘도 쎄고 강한 아이지만 그 힘을  폭력으로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 강한 힘을 미소로 나타내지요.
"어휴 이 귀여운 것들"하는 이런 미소로요.
그 미소가 말해줬어요.
"엄마 제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데 참아 주는 것이에요"라구요.

율하에게 같이 웃어 주고 지하 2층으로 올라가 아들들  딸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지요.

스케이트 레슨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입 무거운 아들에게 물었지요.
"율하야  환이 이야기를  들었으니 네 이야기도  엄마는 듣고 싶어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진짜로 별 일 아닌데.  사과 해서 전 정말 괜찮아요"
"김율하 엄마는 사건의 내용을 듣고 싶어요.  너 선생님께도 아무런 말씀 안드렸니?"당연히 말씀드리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하고 물었어요.
"지훈이가 선생님께 말씀 드렸고 저도 이야기 했어요."
"말씀 드린 것 아주 잘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된 일인지 말 해 보세요"
"나 훈이 환이 그리고 여자친구들과 함께 마피아 게임을 했어요. 환이 말처럼 3명만 한 것이 아니예요."
그러니 주하가 옆에서 그러더군요.
"이모 마피아 게임은 3명이서 못 해"라구요
제가 마피아 게임이 뭔 줄 어떻게 알겠어요.
"죽으면 밖으로 나가기로 우리 모두가 룰을 정하고 게임을 시작 했어요.  환이도 그것을 알고 있었구요.
환이가 자꾸 눈을 떠서 진행자가 자꾸 눈 감으라고 환이에게 말했어요.  우린 환이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어요. 그리고 마피아 게임이 계속 되었는데 환이가 죽었어요. 그래서 룰대로 죽었으니까 나가라고 했는데 안나가고 게임을 방해 하는 거예요. 그래서  훈이와 제가 환이 손을 잡았는데 환이가 제 손을 손톱으로 긁은 거예요"
"율하야~ 혹시 니가 환이 손을 쎄게 잡아 당겨서 화나서 그런 것은 아닐까?"
"엄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전  손만 약하게 잡았을 뿐이거든요."
"니 말대로 약하게 잡았는데 왜 환이가 니 손을 긁었을까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손은 어때요~ 많이 다쳤어요"
운전 하다가 뒤돌아 볼 수 없어서 걱정을 많이 담아 물었지요.
"그 때는 피도 나고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엄마는 울 아들이 다쳤다고 해서 정말 많이 속상했어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물었더니"잘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네요.
엄마 마음은 절대로 가까이 가지도 말고 놀지도 말라고 하고 싶은데 차마 아들에게 세상과 선 긋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아 일을 차마 말하지 못했네요.

그런데 아빠~
그 엄마 환이 엄마요.
사과하려고 전화 한 것 맞지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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