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자신도 늙을 건데...한치 앞을 모르시네요2019.5.27

투 율 2023. 10. 1. 09:40
728x90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니네 아빠가 말로 복을 차버린다니까? 니네 언니들이 아빠가 자꾸 그러시면 못모신다고 불평을하더라"표정이 많이 서운하신 표정이시더군요.
그런 말을 들었으면 나도 서운 해 했을 거예요.
그래도 우리 언니들이 얼마나 잘 섬기는지  알기에 살짝 언니들 편을 들었지요.
"엄마~ 말은 그렇게 해도 언니들 같은 딸들 세상에는 없어. 진짜로 잘하잖아"
"나도 알어.  우리 딸들이  지극정성이지. 니네 형부들한테 미안해서 그러지"서운해 하시면서도 언니들과 형부들이 효도하는 것에는 빨리 인정하시더라구요.
그럼요.
세상에 이렇게 부모님에게 잘하는 딸들 없을 거예요.
저도 그중 한 명이구요.ㅎㅎ

서울에서는 2주일전  그리고 수원에서는 1주전 울 아빠께서 이해 할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딸들에게  한바탕 하셨어요.
그 폭언을 듣는 딸들 다 상처받았지요.
그리고 평생 아빠 옆에서 미안해 하시던 우리 엄마~
짠하고 짠하고 또 짠~ 하네요.
엄마만 보면 왜이리 마음이 아픈지모르겠어요.

우리엄마"다시는 서울 안 가고 애들이 오라고 자꾸 전화하니 니네 집이나 조용히 왔다갈련다.
니네 언니랑 형부들한테는 맛있는 거나 사서 내려 보내라고 했다."라고 하시며 웃으시네요.
서운해 하시면서도 할말은 다 하셨네요.
맞아요.  이 모습이 우리 엄마이시지요.ㅎㅎ~♡

며칠은 더 있다 가실 줄 알았는데 하룻밤 주무시고 가신다네요.
가신다는 말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몸이 괜찮아지시면 내려가든지 다음주에 우리랑 같이 내려 가자고 했건만은  저리 가신다고만 하시네요.

동생은 표를 끊으려고 먼저 올라가고  나는 주차를 하고 엄마랑 같이 올라갔어요.
엄마가 "아빠가 약을 잘못 줘서 그런지 나오기 전에 화장실을 갔다왔는데 또 소변이 나오려고 해야.  화장실 어디있을까?"
 그 말씀을 하시면서 급하신 듯 화장실을 찾으시더라구요.
젊으실 땐  그 어떤 것도 저렇게 연약해 보이게 하지 못했는데...
그 모습도  속이상하고 아프네요.ㅠㅠ
"엄마 지하는 잘모르겠으니까 1층으로 올라가서 가시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화장실 가시면서도  타지도 않은 버스 안에서 일어날 일을  걱정하시는 엄마를 보니 그것도  안스럽더라구요.
"엄마 요실금 팬티 하나 살까?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많이 입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어요.
상처 받거나 서운해 하실까봐서요.
엄마표정은 썩 내켜하지는 않지만 그렇게라도 해 볼까하는 표정이셨어요.
"많이 사지 말고 하나만 살 수 있으면 사볼까나"라며  말씀하시며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을 지으신 엄마의 표정을 보며  울컥해서 울음이 나올뻔 했어요.
응급실에 계실 때도 기저기 싫다며 화장실을 걸어다니신 분인데...."""""""""""" 마음에서 눈물의 비가 내리네요.

벌써 세월이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
슬프네요.
동생이 엄마랑 화장실로 갔다가 나오는데 그 모습 보고도 울음이 나오려고 해서 천장을 보고   겨우 눈물을 참았어요.
이젠 자신의 몸조차 믿지 못할 정도로 세월을 몸으로 안으신 우리 엄마~

차에 올라타셨어요.
다행이 앞자리가 있더군요.
"감사합니다   앞자리를 주셔서"
 아빠 엄마가 기사님  뒤에 앉으려는데 기사님이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자리 많으니 뒤로 가서 앉으세요"
동생이 좌석번호를 확인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 아빠가 잘 못알아드시니  동생이 기사님께 엄마아빠 사정을 말씀드렸어요.
"다리가 불편 하셔서 앞자리 앉으시겠다고 하시네요 "
그런데 기사님은 표정 없는 얼굴로
"뒤에 자리 많으니까 아무데나 가서 앉으라고 하세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동생의 말을 이해 못하셨나?
그리고 앞에 앉으려고  앞자리를 끊었는데...
그래서 다시 동생이 기사님께 말씀드렸어요.
"두 분이 다리가 아프셔서 앞에 앉으셔야 해요"
그러면서 옆자리를 봤더니 부모님보다는 젊지만 나이가 드신 분이 앉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차마 자리좀 바꿔 달라고 말을 꺼내지 못했어요.

저까지 있으면 통로 막았다고 화내실까봐 얼른  내려왔어요.
그런데 기사분이 차 밖에 있는 내 귀에 들릴정도로"신경쓰이게~ 나이든 사람들이 왜 앞에만 앉으려고 하는 거야"라고 하는 거예요.

보통 때 같으면 '저분이 피곤한가 보다"라고 넘어 갈 수 있었는데 내 마음이 우리 엄마로 인해 주체 못 할 정도로 마음이 요동치고 있어서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었어요.

아니 나이드신 것도 이렇게 서럽고 아픈데
자기가 우리 엄마 나이드실 때 해준 것이라도 있어.
왜 우리 엄마 아빠에게 저런 몹쓸 말을 하는 것이지?

그래서 차 문 밑에서 나도  작은 소리로 또박또박 말했지요.
"화가나네~   꽁짜로 차를 타는 것도 아니고 차비 내고 타는데 왜 저런 말을 하시지?"
솔직히 생각해 보세요.
어르신들이 앞자리 앉으려고 하지 젊은 사람들은 앞자리 잘 앉으려고 안 하잖아요.
아닌가요?

동생이 내말을 들은 듯 내려 와서  작은소리로 말하더군요
"언니 그만해.  우리 엄마 아빠가 타고 가시잖아. 괜히 기분상하게 해서 뭐 좋은 일 있겠어."
"화가나잖어.   민원을 넣어야 할까보네"
진짜로 전화가 없어서 그랬지 전화 있었으면 차량번호랑 찍어서 민원 넣었을 거예요.
승객에 대한 기본 예의는 지켜주셔야지요.

신경쓰이긴 뭐가 신경쓰이세요.
뭐 맞선 보러 오셨어요.
이런 말이 입끝에 맴도는데 차마 입밖으로  내 뱉지는  못했어요.

기사님이  내려오시더군요.
그러면서" 꽁짜도 아니고 차비를 내셨으니 앉고 싶은곳에 앉아도 되는데 두 분이 위험할까봐  뒤로 가라고 한 거예요"라고
말을 싹 바꾸시더라구요.

신셩쓰인다는 말에서  위험해서라는 말로요.

화가나서 따지고 싶었는데 엄마 아빠의 안전을 위해서  더이상 따지지 않고 참았어요.

출발 시간이 되어 차가 출발하는데 상한 마음이 풀리지 않더라구요.
그러면서 머리가 아퍼오더니 가슴이 답답해 지더라구요.
평안히 가실 수 나 있을런지....걱정이 되더라구요.

기사님~
어르신들이 앞자리에 앉는 것이 싫으시면 회사에 건의 하셔서 앞자리는 젊은층만 앉을 수 있게 하자고 하세요.
그리고 기사님은 절대 늙지 마세요.
그런데 어떻게 해요.
기사님도 곧 나이들고 약해지실텐데....
기사님이 어른들께 주신 그 서러움 곧 기사님도 받으실텐데 어떻게 참으실래요.
기사님은 기사님이  나이들고 약해지신 모습을 보며 슬퍼해 줄 딸도 없을텐데 어떻게 해요.

아침에 했어야 할 말을 못 해서 혼자 이렇게 열 내고 있어요

저 웃기지요.
제가 생각해도 웃겨요.ㅎㅎ

다음주  체험학습 내고 전주에 갔다 와야겠어요.
할머니집 할머니집 노래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