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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과 거짓말 2019.9.24

투 율 2023. 10. 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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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오후 율민이가 교회까페에서 아이들준다고 아이스티를 4개 사왔더군요.
마음에 "저 돈은 어디서났을까?"라는 생각을 했지요.
집에 돌아오면서 율민이에게 물었지요.
"율민아 친구들 아이스티 사준 돈 어디서 났어요?"

의심은 하면서도 간혹 성도님들이 용돈을 줘서 아니기를 바랬지요.

그런데..."엄마 죄송해요."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왜요?."
"엄마 핸드폰에서 이천원 훔쳤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엄청난 실망감과 화가 밀려오더라구요.

그래서 엄청난 실망감에 맞게 엄청난 잔소리를 했지요.


그런데 월요일
겨우 하루 지난 날 세상에나 ......

피아노레슨시간이 됐는데도 학교에서 늦게오는 우리 딸
'어제 혼났는데 ...설마......' 엄마의 의심의 촉각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라구요.

 

피아노레슨 후 율하  유엔아이 태워다주면서 율민이에게 물었어요.
"율민이 미스터케이에 갔니?"
"아니요. 네..."
"돈은 어디서 나서"
"엄마가 헌금 바꿔다 놓은 것 가져갔어요.."
만화에서 화가나면 뚜껑 열리는 장면있지요? 그 장면이 내 상황이었어요.

율하 유앤아이에 내려주고  뒤로 타서 쫄아있는 율민이를 다그쳤지요.

"뭘 샀어요?" "별사탕요"
"얼마 가지고 갔어요.
"오천원요"
"미스터케이가서 물어볼까요?"
"엄마 만원 가지고 갔어요."
내 눈을 보고 뻔뻔스럽게 거짓말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밉던지...
그래서 나도 겁을 주려고 눈을 아주 무섭게 뜨고 말했어요.

"도둑질 했으니 경찰서에 가자"라구요.

그랬더니 율민이가 "엄마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라며 우네요.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서 생각하는 자리에 앉으라고 했지요.

그러다가 남은 돈 생각이 나더라구요.
"율민이 남은돈 어딨어요?"
"화장대 서랍에 있어요."
"가지고 오세요."
오천원짜리 한장에 천원짜리 6장
율민이에게서 받아들어 침대위에 올려 놓았지요.

율민이는 다시 생각하는 자리에 앉고 한참이 지났어요.
안스럽고 미안해서 할일 하라고 하고 율하를 데리고 왔어요.

율하는 첼로레슨가고 남편이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율민이 혼자 있으니 나오라고 해서 위로해주라고 했지요.

한 참 후 남편과 율민이가 웃으면서 들어오더라구요.

 

그러나 제 마음은 커다란 실망때문에 밝아지지가 않더라구요.


율민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어요.
그랬더니"엄마 미스터케이 안가고 학교에서 쑹하고 올께요. 

그리고 엄마가 학교가기전에 주머니랑 가방을 뒤지세요"라고 하더군요.
그레서 제가 말했어요.
"난 귀찮게 뒤지지 않을거예요. 다른 것을 말해보세요"
한참있더니 율민이가 저를 부르더군요.
"엄마"
"말하세요."
"제가 도둑질을하면 감옥에 갈께요. "
"또요"
"학교도 안가고 집에만 있을게요"

율민이 말을 듣고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화가 풀리지 않은 상처받은 내 마음이 미운말을 내 뱉게 하더라구요.
"알았어요. 그럼 내일부터 학교에 가지 마세요.  그리고 집에만 있으세요"
내 말을 듣고 울기 시작한 김율민
"어떻게 해 금요일날 체험학습 있는데 ....그럼 나만 못가는거야"
허얼~ 엄마 속을 발칵 뒤집어 놓고 현장체험학습 못간다고 울더라구요.
"울지마세요.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요 "
말하면서도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지금 놓치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더이상 물러서주면 안 될 것 같더라구요.

쓰세요.
종이를 가져와서 쓰더군요.

나 김율민은 다시 엄마것을 훔치면 경찰서 감옥에 가겠습니다.

그리고 학교도 가지 않겠습니다.

라고 써놓고 어떻게 해 어떻게 해라며 울더라구요.

그래서 뭘 어떻게 해요 다시 훔치지 않으면되지라고 말하고 뒤돌아섰네요.

너무 웃음이 나오려고 해서요.

그리고 등진체로 "모두다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이세요"라고 했지요.

 

원래는 같이 자는데 나도 실망이되어서 같이 자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가서 자라고 했지요.

자리에 누운 우리 율민이 "엄마 나랑 같이 자주면 안돼요"라고 묻네요.

안돼요라고 할려다가 같이 누웠어요.

 

영~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와 딸

살며시 율민이 손을 잡아줬어요.

그랬더니 율민이가 "엄마 죄송해요"라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화내서 미안해"라고 했지요.
제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슬픈지 1시 30분이 다 되어가는데 잠이 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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