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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못하는 착한이병2021.10.25

투 율 2023. 10. 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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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난 어렸을 때부터 쭉 그랬던 거 같아요.
누가 무엇을 부탁하면 잘 거절하지 못 했던 것이요.

그 오랜 시간 내 안에 표현하지 못했던 불만이 오늘 아침에 터져 나왔어요.
"내가 현재를 살고 있는데 나를 위한 현재는 어디있지?"
물론 예수님께 사랑의 빚진자로서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섬기고 나누고 희생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내 자신이 죽어져야 한 생명 살 수 있다는 것도요.

그런데 오늘 아침은 내 안에 있는 불만들이 입 밖으로 마구마구 뛰쳐나왔어요.
"제발 나도 좀 생각 좀 해줘"

아빠~
어느만큼 사랑하고, 어느만큼 섬기고, 어느만큼 나눠 주고, 어느만큼 희생 해 줘야 되는 걸까요?

솔직히 저는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발자취, 예수님이 사랑하고 섬기며 걸으셨던 길, 예수님이 가신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 좁은문 좁은길...
예수님의 푯대를 향해 걸어가기에는 너무나 미약하고 연약한 존재에요.

그래서 적정선이 예수님이 아니라, 그냥 일반 사람들 적정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세상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믿는 사람들 적정선도 아니고....

진짜 사람대 사람의 적정선이요.

사랑은 요만큼, 희생은 요만큼 나눔은 이만큼, 섬김은 요만큼...
이렇게 표시된 그래프가 있으면 더도말고 덜도말고 적정을 지키며 살 수있을 텐데...

서로 깔끔하지 않겠어요.
나도 이만큼 너도 이만큼이면 적게 해줬다고 불평하지도 않을 것이고.

사람들은 예수님 믿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이상적인 인간상을 만들어 그 잣대로 평가하려고 해요.
그래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적정선을 넘기지 못하면 화를 내고 짜증내고 비방하지요.

아빠
내가 아프니 돌아보게 되네요.
성경이 기준이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이 잣대로 나 또한 주위 사람들을 아프게 한 일들을요.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오늘은 이 잣대가 너무 버겁네요.

그들의 말처럼, 그들의 생각처럼, 그들의 지시처럼, 그들의 부탁처럼,내가 행동하지 않으면 죄 짓는 기분에 부끄러워지기 까지 해요.

어떤 사람은 저에게 '너 예수님 믿는 사람 맞아'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예수님 믿는 사람이 그것도 못들어줘" 라고 말을 하기도 해요.

그런 말을 안 듣기 위해서 반평생을 달려왔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 눈빛과 말은 계속 따라오네요.

눈물이 나와요.

자신의 것을 나에게 먼저 주고, 나를 먼저 섬겨주고, 나를 먼저 사랑해주고, 나를 위해 희생해 주지 않으면서....

나에게 먼저 달라하고.
나에게 자신을 섬기라하네요.
나에게 자신을 사랑하라하고, 나에게 자신을 위해 희생하라 하네요.

너무 슬퍼요.

저는 솔직히 착하지 않아요.
나도 바보가 아니에요.
나도 내것 소중하고 아까워요.
그럼에도 내가 가진것을 나에게는 인색하게 쓰면서, 남에게 쓸 수 있는 것은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에 먹칠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 정말 착하지 않아요.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선한 옷으로 나를 가린 죄악덩이리일 뿐이에요.

이런 내가 착한척을 하려니 꼭 병자같아요..
착한이 병에 걸린 병자

그리고 뒤늦게 혼자 끙끙 앓고 있지요. 거절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솔직히 세상적인 관점으로 보면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성공도 못한 가난뱅이인데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이 자꾸 나에게 사랑도 섬김도 희생도 주라고만 하네요.

아빠~
제 마음이 너무 아프데요.

해달라면 거절 못 하고 해 주고, 나눠 달라면 나눠 줘야 하고, 위로 받고 싶다면 위로해 줘야 되고 , 뭔가를 희생 해 달라하면 희생 주고 살면서 정작 내 자신에게는 너무나 많은 거절을 하고 살았네요.

그래서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가 봐요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나도 예쁜옷 입고 싶고, 맛사지 샾에 가서 맛사지도 받고싶고, 피부 캐어도 받고 싶고, 자꾸 눈을 찌르는 속눈썹 때문에 쌍거플도 하고 싶고, 나혼자 여행도 가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고, 나도 여유 부리며 쇼핑도 하고 싶고, 어느엄마들처럼 5천원 아끼지 않고 까페 들어가 차한잔 마시고 여유도 즐기고 싶고, 집에서 푹~쉬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여유를 누릴 시간도 돈도 없네요.

그래서 슬프냐구요?
솔직히 저도 인간이라 슬퍼요.
20년 후의 미래도 걱정이 되구요.

그러나 진짜로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내가 하는 일들을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나에대해 생각해 주지 않는 것이 슬퍼요.

제발~
당연히 내가 해야 일처럼 생각하며 그렇게 부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발~
작은일 하나에도 감사해줬으면 좋겠어요.

제발~
하지 않은 것에 불평이나, 원망하지 말고 내가 해준 것, 한것에 대해 고마워 해 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이렇게 글을 써 놓고도 거절하지 못해 나가야 해요.
슬프냐구요?
슬퍼요.
그래도 몇시간 전보다는 훨씬 덜 슬퍼요.
그래서 시집살이하던 며느리들이 박바가지를 밟아서 깼나봐요.
박바가지 깬 만큼은 아니지만 약간 시원해졌어요.

아빠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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