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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사이에 나무가 없어졌어요.2021.10.28

투 율 2023. 10. 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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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가 우리 창문에 그려진 그림 같아서 너무 좋았는데....
세상에 저희 엄마 아빠 병원 모시고 가려고 전주 내려갔다 올라왔더니 나무가 사라져 버렸어요.
어느 아파트를 갔더니 정문앞에 있는 나무들 가지치기를 다 해 버려서 나뭇잎이 몇 잎 안달라붙어 있어서 가장 예쁜때를 사람들에 의해 잃어버렸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만든 인간의 이기심을 욕했는데....

우리 집 앞 창문에 그려진 나무들도 베어져서 짧달막한 난쟁이 나무가 되어버렸어요.

왜 저렇게 잘랐을까요?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그대로 두고 나뭇잎이 떨어진 후 가지치기 해도 됐을텐데.
왜 이렇게 허전하죠?
내 나무 돌려주세요.ㅠㅠ

아침이면 새들이 찾아와서 노래 불러 주고 밤이 되면 풀벌레들이 노래 불러 주던 내 수풀을 돌려주세요.

세상에나~
세상에나~
내년 봄을 꿈꾸게 했던 큰 목련 나무 3구르를 잘라 버렸네요.
내년 봄에 목련 꽃 피면 꽃들 바라보며 향긋한 차한잔의 여유를 누리려고 했는데...ㅠㅠㅠㅠ

내년 봄의 기쁨을 빼앗겨 버렸어요.
내 나무들 돌려주세요.
하나님이 그려주신 창문의 멋진 그림도 사라졌어요.
내 그림도  돌려주세요.

이게 뭐지요?
이게 뭐예요.

큰 나무가 우리 집 앞을 가리고 있어서 답답하다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가을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겨울에는 가지위에 쌓인 하얀 눈들을 보며 겨울의 아름다움을 만끽 해보려고 했는데...ㅠㅠ
내 작은 소망을 빼앗겨 버렸어요.

우리 아들이 제가 앉아 베란다 밖을 허망한듯이 바라보고 있으니 이렇게 말하네요.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을 수 없겠네요."
그런데 그 때 까치가 날아와 나뭇가지가 아니라 땅을 걸어다니는 것 있지요.
슬프네요.
겨울이면 베란다 앞 나무 위에 쌀들을 살포시 올려 놓아 주려고 했는데....

목련을 베어버렸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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