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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밥 많은 책을 버렸어야 했는데2023.4.3

투 율 2023. 10. 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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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엄청난 책꽂이와 책이 있었어요.
그것도 그림책으로

저는 학구열에 힘을 쏟는 엄마는 아닌데도 교육에 대한 이야기에는 들리지 않던 소리도 잘 들리더라구요.

사람도 그렇잖아요.
어렸을 때는 엄마 젖을 먹고 좀더 커서는 이유식을 먹고 좀더 커서는 밥을 먹듯이 책도 그렇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 점점 글밥 많은 책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말이 다른집 아이들에게는 맞을 지 모르지만 우리집 아이들에게는 맞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책에 대한 사랑을 말끔히 떨쳐버렸지요.

그림책을 버리고 글밥 많은 책들로 책장을 바꾼 순간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더라구요.
슬프다. 슬프다. 슬프다.

그림책을 엄청 좋아하고 그림도 엄청 잘 따라 그렸었는데...

며칠전에도 그림책 한집을 당근에서 나눔 했습니다.
ㅠㅠㅠ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말라는 것은 아닌데 저는 항상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을 접목하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나에게 너무 익숙해진 것일까요?

그림책들도 글밥이 적지만 솔직히 내용이 가볍지 않은 책들이 많은데 내 생각이 잘못되었던 것 같아요.

이사 가고 싶은 생각에 이것저것 정리해서 버리려고 생각하다가 이현관 테이블 의자에 앉아서 책장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후회가 짠뜩되는 심정으로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그림책을 버릴 것이 아니라 저 글밥 많은 책들을 버렸어야 하는데"
라구요.

항상 선택은 어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잘 못된 선택을 했을 때는 오늘처럼 후회를 하는 것이지요.

6년전 부터 아이들이 읽기를 바라며 꽂아 놓았던 책들을 나눔하려고 합니다.
계속 꽂아 둔다고 해서 읽을 것 같지도 않고 나눔을 해주면 누군가는 좋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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