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의 배신 (2016.4,8)
우리 어릴적에는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고 해서 까치가 울면 하루종일 손님을 기다리며 보냈어요.

멀리 손님이나 와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시골에서 보낸 시간보다 도시에서 보낸 시간이 훨 많은데도 그 정서는 남아 있네요.
어른이 된 지금도 도시에서 까치를 보면 아직도 좋고 반가워요.
그런데 오늘부터 까치를 약간 멀리 하기로 했어요.
나쁜 까치
아들들이 텃밭에 가자고 해서, 해야 할 것 다하고 가자고 했더니 번개 불에 콩 구어 먹듯 끝냈네요
자전거를 타고 텃밭에 갔어요.
텃밭 한쪽에 파를 심고 물을 주었어요


한참 물을 주는데 탁구를 같이 치는 언니가 손자를 데리고 왔더라구요.
한참 서서 이야기를 하는데 까치 한 마리가 날아오더라구요
거기까지는 반갑고 좋았어요
"우리 텃밭에 귀한 손님이 왔네"
그런데 눈치 없는 까치가 보란 듯이 내 앞에서 땅을 콕콕 쪼아 씨앗을 빼 먹는 거예요.

그런데 조금 있으니 한 마리 더 날아오고 조금 있으니 한 마리 더 날아오고 조금 있으니 한마리 더 날아와서 씨앗 넣어둔 구멍에 부리를 넣어 콕콕 조아 먹더라구요.ㅠㅠ

매일 까치들이 저렇게 와서 먹으면 씨앗이 남아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동물이나 새들에게 조금은 나눠 줄 마음이 있었는데 까치들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우리가 집에 갈 때까지 먹더라구요.
아니 까치면 사람 눈치를 좀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사진 찍지 말라고 했더니 다리만 찍어 놓은 아들의 작품 ㅎㅎ)
먼 까치가 먹성이 저렇게 좋은 거예요
그렇게 눈치 없이 먹다가 살찔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살쪄서 돼지 까치란 소리를 들어도 난 모른다."
내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먹기만 하는 미운 까치들
흥 나를 물로 보았어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