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하에게 낚이었어요.
우리 남편은 밥을 차려달라고 하지 않아요.
본인이 알아서 먹고 출근을 하지요
아빠를 닮은 우리 아들은 아침을 차려달라고 하지 않아요
아빠처럼 알아서 먹고 학교에 가지요.
그럼 저는 뭐하냐구요?
저녁에 국이나 반찬을 하나 준비해 놓으면 돼요.
그럼 아빠도 아들도 밥을 알아서 먹고 가지요.
제가 엄마 돌아가시고 무기력증에 빠져있었거든요.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되어가는 어느날
엄마 아빠가
꿈에 작별인사를 하러 찾아오셨어요.
아무 말씀도 안하시면서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웃으시면서 손을 흔드시더라구요.
그 꿈을 꾸고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마음이 병들면 몸이 병든다지요.
몸이 많이 아팠어요.
그리고 약해져서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고 피곤했어요.
그래서 일어나서 활동하기가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달을 보냈지요.
그리고 6월 7일 꿈에 엄마 아빠가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러 오셨지요.
그리고 다음날 움직이고 싶더라구요.
먹고 싶더라구요.
명희언니가 준 김치에 오리를 넣어 볶았어요.
그리고 엄청 먹었어요.
밤이 꿀처럼 달더라구요.
한 달만에 밥을 맛있게 먹은 후
조금씩 회복이 되어졌고, 회복되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남편을 위해 율하와 율민이를 위해 국을 끓이기 시작했지요.
어찌나 맛있다고 감동들을 하시든지...ㅎㅎ
엄마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맛없다고 투덜되시던 두분이 갑자기 돌아서서 칭찬을 하신지 진심인지 아첨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ㅎㅎ
그래도 내 귀에 들려오는 남편과 아들의 칭찬은 참 듣기 좋다는 거예요.
하루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지지가 많이 필요한 가봐요.
어제밤 율하가 잠들기전 그러더라구요.
"엄마 내일 아침은 뭐예요?"
그래서 미역국이 생각나서 그랬지요
"미역국이요"
그랬더니 아들이 그러네요.
"내일 아침 아빠 밥 안먹고 가겠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김치찌게를 끓이려고 일어서는 나...ㅎㅎ
밥하고 김치찌게를 끓이면서...ㅎㅎ
아들에게 낚였다는 것을 알고 웃었어요.
자신도 먹기 싫다는 소리를 아빠 핑계를 대며 잘 말했더라구요.
자신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아빠를 위해서는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울 아들 고단수예요.
다음날 아침 일어나봤더니
남편도
아들도
늦은밤 끓여 놓은 찌게에 아침을 먹고 출근하고 학교에 갔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