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2015.12.22 00:09)
아빠
오늘은 제가 감기에 걸린지 일주일하고 이틀째 되는 날입니다.
나가라고 나가라고 해도 감기가 나를 너무 좋아 하나봐요.
나는 지겹도록 싫은데 내 곁에서 떠나지를 않네요.
죽을만큰 아파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죽지 않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이요.\
아프니까 아빠게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아빠 하나님 보고 싶어요.
아빠
김침은 계속 나오고 머리는 계속 아픈 상황 속에서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제가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니 약간 말이 이상한가요?
제 새로운 모습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시지요?
그것은요 너무 아픈데 내 속사람이 내 속에서 찬양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르는 거예요.
아픈 내가 내 속사람에게 감동을 받았어요.
예전에 나였으면 원망과 불평을 했을터인데...
내가 찬양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제 속사람이 대견스러워 칭찬해줬어요.
이제야 욥을 조금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욥기를 읽을 때마다 자식도 재산도 건강도 다 잃었은데 어떻게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죽을 만큼 아픈데 내 속사람이 찬양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욥도 이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 아프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아프다가 죽으면 아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으니 좋지.'
그 순간부터였을 거예요.
내 속사람이 찬양을 부르기 시작하더니 저녁 네 찬양부르다 자고 찬양 부르다 자고 그랬네요.
사실은요 아빠. 제가 남들에게는 난 하나님의 걸작품이야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제 자신에게 불만이 많았거든요.
별로 잘하는 것 없고, 맨날 실수투성이에 잡초처럼 쓸모 없는 그런 사람 같아서요.
그래서 제가 제 자신에게 사랑도 못받고 인정도 못받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처음으로 제가 제 자신이 너무 좋더라구요.
아빠 감사해요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