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은 아침에도....
기분이 별로인 아침에도....
매일 하는 일상 중 하나가 샤인머스켓에 붙어있는 진딧물을 잡는 것이에요.
농사를 짓는 오빠에게 샤인머스켓농사를 지으라고 했더니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샤인머스켓은 나무에 진딧물이 많이 껴서 약을 많이 해야 한다구요.
그래서 농사를 지으려고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포기했데요.
ㅎㅎ
오빠는 포기했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기에 작년에 한 그루 사다 화분에 심었어요.
그런데 너무 슬프게 오빠의 말이 현실이 되었어요.
잡아도 잡아도 진딧물이 계속 ... 계속 ...계속 나와요.
매일 아침 잡으니 무서워서라도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 법도 한데 진딧물들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인지 잡아도 잡아도 끝없이 나오네요.
인해전술이 떠오르더라구요.
ㅎㅎ
진딧물의 모양이 궁금해서 사진을 찍었더니 내 핸폰은 진딧물을 담아내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율하에게 찍어보라고 했지요.
율하 울트라 23선예약해서 샀거든요.
그것도 너무 웃겨요.
카메라를 사겠다고 돈을 모았는데 사촌형이 카메라보다 울트라23이 더 성능이 좋다고 형 같으면 울트라23사겠다고 한거예요.
그랬더니 형 말에 엄청난 긍정의 반응을 보이더니 형이랑 사전예약하고 구매했더라구요.
사진기...사진기... 노래를 부르더니 이제는 핸폰 언제오나 핸폰 언제오나로 노래 곡명을 바꾸었네요.ㅎㅎ
형에게 3월 2일 도착한다는 문자를 받은 후엔 3월 2일 송 노래를 만들어 부르더히라구요.
우리 아들 작사 작곡에 재능이 있나봐요.ㅎㅎ
ㅎㅎ별로 인기 얻을 것 같은 곳은 아니지만요.
이제 귀에서 딱지 입으려하고 있거든요.
3월2일 개학하는 아침 율하가 학교 가면서 그러더라구요.
"엄마 저 오늘 조퇴하고 오면 안될까요?"라구요.
ㅎㅎ
아빠오면 언박싱하겠다고 하더니 형이랑 같이 했더라구요.
그리고 사진찍고 싶다고 저를 계속 조르고 있어요.
사진찍으러 가자구요.
유튜브에서 울트라 23으로 강원도 어딘가에서 별 움직이는 사진을 찍어 올린 사람이 있는데 자기도 그것을 찍어보고 싶다구요.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 가서 차박하고 오자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 줬지요.
이럴 땐 차가 좀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율하가 핸폰으로 찍었어요.
와~ 대박...
내 핸폰에는 잡히지 않던 진딧물이 아주 선명하게 잡혔네요.
물방울 같이 보이지만 물방울이 아니라 진딧물입니다
다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다리가 없어요.
저는 화분 흙속에 있다가 기어서 올라오는 줄 알았거든요.
그럼 저들은 어디서 어떻게 움직여서 저 줄기에 붙어 있는 것일까요?
ㅠㅠ
힘들다
제 눈에 보이는 아이들은 전부 테이프로 잡았어요
그리고 의자에 앉아 소박한 꿈을 꾸지요.
가나안 땅에 정탐을 갔던 12명의 정탐꾼들이 메고 왔던 그런 포도 송이 한송이만 열리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