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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잊었지만 내 기억속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20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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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새 비가 내렸습니다.
두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 밤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빗소리와 상관없이 몇 주전부터 생긴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이루고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온 후 꼭 다음날은 안 좋은 뉴스들이 들려오던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그런 안 좋은 뉴스가 들려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다.

잠깐 잠이들었다 싶었는데 일어나보니 아침 6시네요.
울 성전문지기님이 주문한 김치 부침개를 부쳤습니다.
왜 비가오면 부침개가 먹고 싶은 것일까요?ㅎㅎ
울 성전문지기님 율민이처럼 맛있다고 감동을 해주니 제 마음이 아주 뿌듯해졌습니다.

너무 일찍 일어났나 봐요.
성전문지기님 출근하니 할 일이 없네요.ㅎㅎ

그래서 멍때리는 여유를 부리기 위해서 베란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어요.

그토록 잊어버리려고 몸부림 치고 있는데,  칼로 베는듯한 아픈 기억이   또 떠오르네요.

많은 상처로  다져진 나인지라 더이상 마음에 상처가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엄청 크고 엄청 깊은 상처가 내마음에 나버렸어요.

3주째  부상투혼 중인데 솔직히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드네요.ㅠㅠ

전 위로가 필요한데 제 주위 사람들은 왜 자꾸 위치를 알려주려고만 할까요?

상처가 곪아 터져 썩어가는데  약은 안 발라주고 참고만 있으라고 하네요.

참을 인내가 어디갔더라.
참아 보려고 제 마음속에서 인내를 찾는데 인내가 제 마음속 어딘가로 꽁꽁 숨어버렸어요.
큰일이에요.  인내를 찾을 수가 없으니.

하루도 좋고... 일주일도 좋고...
한달도 좋고 지금 거미줄처럼 엮여있는 내 삶의 공간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기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3주전에는 "지쳤냐? 힘드냐? 아프지?"이렇게 공감 해 줄 사람이 정말 필요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것일까요?
이젠 그런 말을 들으면 답변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확 밀려오네요.
식품에도 유통기간이 있는 것처럼 위로도 유통기간이 있나봐요.ㅎㅎ

슬퍼요.
나도 답을 모르는 문제는 아닌데..

주의 종들은 양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도 양을 위해서 참아야 한다네요.
저도 알고 있지만 그 말이 저에게 위로가 안되네요.

상처가 많고 아픈사람이라 그런 것이니  무조건 토 달지 말고 들어주라고 하네요.
이 말도 저에게  위로가 안되더라구요.

오해의 소지를 줘서 일어난 일이니   무조건 예예하고  죄송하다고만 하라네요.
단순한 분이라  무조건 들어주고 예예하고 죄송하다고 해주면  금방 화를 누구러트린다구요.

저는 왜 이 말이 더 아프지요.
갑자기 싸우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왜 나의 아픔은 안 보는 것일까요?
나도 아픈데.
"저도 아파요"라고 외치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상처가 많고 아픈사람은 상처를 줘도 된다라는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구요.

나도 아픈데...

주의 종이니까 성도가  말 칼로 나를 찔러도 아무렇지 않은척 피를 흘려 죽어가면서도  말칼로 찌를 때 손목상할 수 있으니 조심해서 찌르라고 위로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려요.

내 인생 처음으로 주일이 오는 것이 무섭네요.
전화로 혼자 열심히 말씀을 하셔놓고  주일에 만나 누가  옳고 그른지  따져보자고 하시네요.
솔직히 전 제 잘못이 아니니 사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옆에서 위로가 아닌 위치를 알려주시는 분들이 오해의 소지를 준 것도 잘못이라며 사과를 하라고 해서 사과를 한 것이지요.
그리고 저도 교회안에서 싸움의 불씨가 되고 싶지도 않았구요.

웃어야 될 지 울어야 될지?
전 싸움을 못해요.
말도 못해요.
싸울 때 조리있는 말로  공격은 아니도라도 최소 방어만이라도 할수 있으면 좋겠는데 촌스럽게 눈물만 흘리고 있어요.
여기서는 바보같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려나?ㅎㅎ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글을 쓰듯이 말도 줄줄줄 흘러 나왔으면 좋겠는데...

이럴 때 우린 시험들었다고 하지요.
저 시험 든 것 같아요.
가장  나와 가깝고 가장 나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내편이 아니었음을 깨달으면서  오는 상실감...
앞과 뒤 옆을 지켜 줄 사람이 없다는 고립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부끄러워서 얼굴도 들 수 없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멀리 멀리 도망만 가고 싶어요.

매일 기도해요.
그분이 화를 낸 것에 대해 사과 해 주기를...
그런데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나는 뒷끝이 없다는 말이에요.
그리고 자기는 말하고 나면 잊어버린다다 어쩐다나요.

나는 이렇게 아픈데....
그 분은 뒷끝이 없다는 자기합리화로 잊어버렸을 것이라 생각하니 슬픔이 밀려오네요.

그리고 갑자기 이런생각이 떠올랐어요.
나도 누군가를 아프게 했지만 나는 잊어버린 기억속에서 누군가는 울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이요.

너무 미안하네요.
아프게 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잊어버린 것도 미안하고
사과하지 못한 것도 미안해요.

이제는 만날 수 없으니 저에게 상처받은 분들 제 사과를 받아주세요.
정말로 너무너무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나는 잊어버린 생각속에서 너무 혼자 아파하지 마세요.
제가 지워줄 수 있다면 지워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혹시 누군가가 너무 미워서 그 기억 속에서 살고 계시는 분들 있을까요?
얼마나 힘들고 아프셨어요.
저처럼 우는 소리를 죽이려고 손을 물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을 당신을 생각하니 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 아픈상처로 오늘까지 잘버텨 오시고 내일을 바라보며 살려고 노력하는 여러분들 정말  대견하고 기특하네요.
느껴지나요?
여러분의 머리를  쓰담쓰담 하고 있는 제 손이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꺼낼 수도 없는  아픈기억을 담아둔 상자속의 아픈기억들이 아주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지워지도록...
그래서 그 기억이 떠올라도 더이상 아프지 않는 날이 빨리오도록...

힘내세요. 부상투혼중이신 동지여러분
옆에 있어줄 수 없지만 제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글을 쓰고 났더니 속이 후련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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