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큼에서 1월 4일 해넘이를 구경하고 있어요.


방에서 율하가 나오더라구요.
가정 평화를 위해 아주 잘 한 행동이었어요.
방학하고 하루 안된 아침을 기타 몇번 두두리고 태블릿만 붙잡고 보내고 있었으니까요
율하에게 레이저를 쏘고 싶은 마음을 숨기면서 아주 다정하게 말했어요.
"아들 오늘 아침은 맛있는 콩도 올려 주었는데 새들이 밥먹으러 안온다"
그랬더니 아들이 정말 빵터지는 말을 하네요.
"엄마 맛없는 콩을 줬으니 안오지요"라구요.
헉~
생각지도 못한 말에 웃음이 뻥터졌어요.
아들 딸에게 콩을 억지라도 먹이려고 했던 내 행동에 정당성을 입히기 위해 말했어요.
"아니야. 새들은 콩을 좋아해"
그랬더니 아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하네요.
"엄마 새들도 콩을 싫어해요. 맛없는 콩 주는데 누가 밥먹으러 오겠어요?"
ㅎㅎㅎㅎㅎㅎ
왜 아들과 새들이 오버랩 되는 걸까요?
아들이 말하는데 자꾸 새들이 콩밥 앞에서 투정을 부리는 모습처럼 보이더라구요.
너무 웃기다.ㅋㅋ
자기가 안 좋아한다고 새들도 안좋아 할거라고 생각을 하다니....
아들이 누군가에게서 많이 들은 말투로 말을 하네요
"새들 안되겠네. 맛없다고 편식을 하고... "라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아들 때문에 배꼽 잡고 웃었어요.
정말로 새들도 편식을 하는 걸까요?
그래서 맛없는 콩 줬다고 밥먹으러 안온 걸까요?
율민이가 책상에 놓여있는 렌틸콩을 보면서 묻네요.
"이건 뭐예요?"
내가 맛있는 렌틸콩이라고 대답하려고 했더니 방에서 율하가 먼저 말을 하더라구요
"맛없는 콩"이라구요.
콩이란 말을 들은 율민이 얼굴 근육들이 마구 움직이더니 찡그려지더라구요.
ㅎㅎ
콩이 그렇게 싫을까?